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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son de Rrose] [이프]

Kreisel 2015. 12. 27. 21:06

Maison de Rrose


 


" 결국, 거짓도 진실도 전부 기억하는 사람의 몫인거야. "



외형 :: 






  일반적인 성인 남성보다 큰 키, 제법 벌어진 체격 탓에 제대로 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면 조금 위압적이라는 평가도 들어보았다. 그러나 한번만 시선을 준다면 순식간에 그런 인상이 녹아내릴 정도로 부드러운 외형. 곱고 가느다랗다. 

언제나 약간 홍조를 띈 얼굴에, 깨끗한 피부. 다만 전체적으로 하얀 색감 탓에 오른쪽 이마부터 뺨을 거쳐 목, 쇄골까지 내려오는 이질적인 검은 십자형 문신이 유독 눈에 띈다. 


  부들부들해보이는 백발 더벅머리카락에 끝부분만 옅게 금색으로 염색 되어있다. 정확히 말하면 금발로 전부 염색했다가, 기존의 머리카락색으로 돌아오기 시작한 흔적. 그 까닭에 속눈썹과 눈썹은 본래의 흰색이다. 예쁘장하게 생겼다, 는 말을 자주 듣는 정도로 연하고 부드러운 이목구비의 소유자. 이 때문인지 동안이라는 말도 꽤 자주 듣는다.


  언제나 옅게 휘어 웃고 있는 눈매는 아래쪽으로 살짝 휘어 순한 인상을 준다. 시선을 아래로 주면 길다란 속눈썹이 곧잘 드러나곤 한다. 옅은 연분홍색 눈동자. 그야말로 파스텔톤으로 이루어진 사람이다.

왼쪽 귀에 하얀 피어스를, 오른쪽 귀에 일자형 검은색 귀고리를 찼다.


  정작 옅은 색감의 본인과는 어울리지 않을정도로 새까만 옷을 입었다. 검은색 폴라티와 검은색 청바지, 검은색 구두. 지극히 간편한 옷차림에 지극히 검은 모양새. 이 까닭에 자주 스타일 변화를 권유받으나, 대개 거절하곤 한다. 위에 외투를 걸치거나, 혹은 다른 옷을 입을 때도 어쩐지 전부 검은색.



  이름 :: 이프 IF

 

  성별 :: 남

 

  나이 :: 28세

 

  국적 :: 덴마크

 

  키/몸무게 :: 186cm / 68kg

 

  장미 :: #FFFBD9 (연한 레몬색)

 

  성격 :: 

  외형과 비슷하다 느껴질 정도로 부드러운 성격. 말이 조용하고 행동이 부드럽다. 늘상 자주 웃으며 화를 내는 일을 크게 찾아보기 어렵다. 사람을 대할 때 기본적으로 친절하고, 다정하다.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데 익숙하다. 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경청하는 역할. 위로나 상담에 능한 사람. 


  선악에 대한 자신의 주관이 굉장히 확실하다. 확실하게 선의 편에 서기 위해 늘상 노력한다. 다만 이 주관이 약간 개인적인 의견인지라 간혹 충돌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는데, 그럴 경우 별다른 마찰 없이 서로 선을 긋고 넘어가고자 한다. 어찌보면 상당히 고집이 강하고 도통 굽히지 않는 성격. 사람들과 약간의 거리감을 필수적으로 가지려고 든다. 아무리 다정하고 온화해도 결국 관계에서 넘을 수 없는 벽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스킨십 등에는 꽤 스스럼 없다. 사실 상 당황하는 경우의 수가 그렇게 많지 않아서 인지 몰라도, 누군가와의 접촉이나 파고드는 날카로운 질문 등에도 아무렇지 않게 웃으면서 대응한다. 마치 그러한 질문이나 접촉을 당한 사람으로서 드러낼 만한 적절한 표현값을 본능적으로 아는 느낌을 준다. 그럼에도 꼭 밀어내는 것만은 아닌, 이리저리 온유하고 물렁한 사람. 빈틈이 많아보이지만 없고, 빈틈이 없어보이지만 많다. 


 은근히 장난기가 있다. 살짝 상대의 옆구리를 찌른다던가, 뒤에서 살짝 놀래키는 정도의 장난이 대부분. 상대에게 불쾌감을 주는 행위에 대해 스스로 거부감이 심하기 때문에, 선은 확실하게 그어놓고 넘어가지 않으려고 든다.


 주변의 평가는 대개, 서글서글하며 만인에게 다정하고 만인에게 친절한 사람.

 

 

특징 :: 

  - 조그마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카페 뒤에 방 두개를 뚫어놓고 거기서 생활한다. 사실상 집. 혼자 산다.

  - 초면에는 웬만하면 존댓말을 사용하지만, 자신보다 어린 사람임이 확실한 이에게는 조심스레 먼저 반말을 건네기도 한다. 호칭은 나, 너, 당신, ~씨, ~군/양.

  - 워낙 조용조용히 말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평균보다 목소리가 낮고 부드럽다.

  - 경제 관념이 확실하다.

  - 한국에 온 목적 자체가 이번 전시회이다.

  


 

소지품 :: 

  :: 각설탕이 여덟개 들어 있는 조그만 종이상자.

  :: Parker 45 만년필

  :: 아이폰 6 골드



~

 

비설 ::


  당연하게도 이프IF는 가명. 본명은 엘란 레이프 Erlan Leif. 가명은 본인 이름의 제일 끝에서 딴 것.

 

  어릴 적부터 평화롭고 단란한 가정에서 자라났다. 할머니 한 분, 부모님, 남동생 하나와 여동생 하나. 비교적 대가족에서 태어난 그는 말그대로 평범하게 컸다. 지금의 온유한 성격은 그때에 형성된 것이 대부분. 그는 노력하는 수재라는 평을 들어오며 준수한 성적을 유지, 무사히 대학교까지 졸업했다. 그의 꿈은 경찰이었고, 그의 길은 평탄했다.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비극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삶이었다.


  처음 로즈 셀라비의 그림을 본 때에는 그가 고등학생일 때 어느 미술 잡지에서였다. 처음 접한 그 그림은 그야말로 기괴하고 질척했고, 그는 대번에 얼굴을 찌푸렸다. 기분 나쁜 그림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종류의 그림을 찾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괴악한 취향의 매니아들이겠지, 하며 잡지를 덮어버렸고, 이후 그녀의 그림을 더이상 찾는 일은 없을거라 생각했다.


  그가 대학교를 졸업한 25세 초여름, 그의 남동생이 살인사건의 거의 하나뿐인 용의자로 올랐다.

  범죄와는 일절 관련도 없던 그의 집안이 처음으로 언론을 탄 순간이었다. 기자들이 미친듯이 찾아와 집안에 발도 들여놓기 힘들었고, 그의 동생들, 심지어는 부모님까지도 계란이나 돌을 맞고 들어오는 일이 잦았다.

  남동생의 친구라는 아이가 제가 가지고 있는 돈을 전부 몰아 변호사를 고용하는 일을 도와주고, 또한 스스로 법을 파고들어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기 시작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나날이 여론은 최악으로 치달았고, 어찌어찌 증거는 온통 그의 남동생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도되었다. 무죄 추정 원칙이 무색해질 정도로 완전히 확신범 취급이었다. 괴로운 몇 달이 계속 되었다.


  기자들의 손에 떠밀리던 할머니께서 결국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 악화로 돌아가셨다. 사람들은 천벌이라 그랬다.

  남동생이 피해자의 장례식장에 허락을 받고 그 도와주던 친구와 함께 갔다가, 계란과 돌을 잔뜩 맞고 울면서 돌아왔다. 그 즉시 커다랗게 '뻔뻔한 범인'이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떴다.

  어머니가 울다 울다 탈진으로 쓰러지셨다. 기사가 뜨고, 사람들이 피해자인 척 한다며 비웃었다.

  아버지가 집 문을 틀어막은 기자들을 내쫓다가 기자 한명의 어깨에 찰과상을 입혔다. 그 아들에 그 아버지라며 기사가 떴고, 아버지는 몇날 며칠 유치장에 갇혀있어야만 했다.

  여동생은 학교를 자퇴해야만 했다. 학교에서 쏟아지는 비난을 감당하기 어려워했다. 아직 어렸던 그 아이는 결국 가출해 종적을 감추었다. 역시 부모 교육이 잘못 되었다며 이 나라의 가정 교육 체제를 비판하는 기사가 떴다.

  끝까지 믿어주고 도와주던 남동생의 친구가, 변호사와 싸웠다. 제대로 일을 해주지 않는 변호사에게 쏟아지는 아이의 말은 매서웠다. 변호사에게 하나하나 반박하며 화 내던 아이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유유상종이라며 사람들은 웃었다.


  풍비박살난 집안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미친듯이 법을 파고 드는 일 뿐이었다.

  도와주는 남동생의 친구는 머리가 매우 좋은 아이였다. 그 아이의 도움을 받아 끊임없이 법에 매진했다.

  아주 조금, 희망이 보이는 듯도 했다.


  그러나 그것이 무색하게도 그 해 늦가을, 그의 남동생은 집 안에서 목을 매달아자살했다.

  첫 재판 직후였다.

  첫 발견자는 그 남동생의 친구인 아이였다.


  남동생의 친구는 어마어마한 자책감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병원 옥상에서 그대로 떨어져 자살했다.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자로 전락해 비틀비틀 길을 다니시다 달려오던 차에 치여 생을 마감했다.

  여동생은 소식조차 들려오지 않았다.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그 해 겨울, 완전히 놓아버리고 포기했던 그와는 다르게 끝까지 사건을 붙잡았던 남동생의 친구가, 홀로 언론의   뭇매를 맞아가며 진범을 밝혀냈다. 피해자 여고생의 아버지였다. 가족내 살인사건, 누명을 쓴 이유는 단지 위치상의 문제. 그 아버지는 자신이 용의자로 몰리자 자백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는, 그 역시 어느 먼 절벽에서 투신 자살했다.

  남동생의 친구는 그 일을 끝으로 자신의 이름을 지운 채 완전히 잠적해버렸다. 연락하나 없이.


  그리고 그것은 그 역시 마찬가지였다.


  IF라는 가명을 스스로를 뒤집어 씌우고, 자신의 본명은 최선을 다해 지워나갔다. 언론을 피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머리카락도 금색으로 염색했다. 남동생과 같은 색이었다. 뒤쪽에 방이 둘 딸린 조그마한 카페를 열었다. 다만 지낼 곳이 없어 얻은 자리일 뿐, 정작 영업하는 것은 많아야 일주일에 하루이틀 뿐이었다. 그 외에의 시간동안은 틀어박혀 자기만 했다. 1년동안 바깥 출입을 않았다. 사람을 만나는 것이 혐오스러웠다. 그것은 극심한 자괴감이었다. 자신보다 6살 어린 아이가 진범을 밝혀낼 동안 자포자기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나. 남동생의 자살을 말리지 못한 나. 아버지도 어머니도 여동생도 할머니도 붙잡지 못한 무력한 나. 하다못해 화 한번 제대로 내지 못하고 무릎 꿇어버린 쓸모 없는 나. 

  피해자도, 가해자도 전부 죽고 없었다. 원망할 상대는 기껏해야 언론, 사람들, 세상 전부. 그러나 그들을 전부 상대하여 검은 피를 쏟아내기에 그는 너무 작았다. 결국 오갈데 없는 분노와 비참함은 전부 속으로 향했다. 복수하고 싶은데 복수할 대상이 없었다. 속이 썩어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나마 바깥과 문을 조금 열고 카페를 제대로 영업하게 된 것은 오로지 돈 때문이었다. 이 와중에 죽지 않는 자기 자신이 너무나도 한심했다. 그렇지만 살아야했다. 그마저 죽고 나면, 벌써부터 1년 지났다고 묻히기 시작한 사건이 완전히 잊혀질 것 같아 무서웠다. 그래서 살았다. 입술과 목을 찢어내며 살았다.


  로즈 셀라비의 그림을 다시 접한 것은 사건 3년 후 였다. 카페에 놓을 잡지를 사다 문득 들춰보았을 때, 그때와 같은 그림들이 눈을 사로잡았다. 기괴하게 비틀어지고 일그러진 그 그림들이, 질척하게 그의 손목을 붙잡았다. 시선을 뗄 수 없었다. 마치 썩어버린 자신의 속은 대번에 뜯어내어 삼켜가는 기분이었다. 그것은 일종의 위로였다. 평화롭고 평온할 때는 마냥 불쾌하기만 했던 그 그림이, 나락까지 떨어진 지금의 그에게는 위안이고, 안식이었다. 이해할 수 있었다. 오히려 이해받을 수 있었다. 그 사실이 너무 안타깝고 예뻐서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새까만 자기 자신과 그림 속 질척한 무채색이 섞여들어가는 것만 같아, 잡지 위에 손을 얹은 그는 한참 그 그림들을 짚어나가고, 쓸어내렸다.

  잡지에는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에서 작품 실물이 전시된다고 나와있었다. 

  당장에 카페를 닫고, 비행기 표를 끊었다.


  갈 수 밖에 없었다. 거부하기엔 너무 커다란 유혹이었다.



  - 검은 옷만을 입는다. 죽어버린 자신 주변에 대한 기억과 애도의 의미.

  - 잠적한 남동생의 친구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만, 방도가 없어 안타까워하는 중.

  - 상대를 잃은 처절한 복수귀. 조금이라도 자신 주변에 해를 끼치는 것과 같은 이들에게 쌓여온 분노를 전부 돌린다. 언젠가 한번 화를 낸다면, 그 모습은 그야말로 미친 사람.

  - 신문, 뉴스, 기자, 마이크, 카메라를 혐오한다.

  - 자해 버릇이 있다. 부위는 주로 목. 이 까닭에 목티를 자주 입는다. 아닐때는 붕대나 반창고. 문신을 한 시점은 약 2년 전으로, 너무 눈에 띄는 눈과 뺨의 길고 가는 자해 상처를 감추기 위해서다.

  - 귀고리와 피어스는 충동적으로. 큰 이유는 없으나, 한창 자괴감에 시달리느라 반 시체로 살아갈 적에 한 것이다.

  - 염색은 언론이 어느정도 잠잠해지면서 더이상 하지 않게 되었다. 그 까닭에 반쯤 풀린 색.

  - 20년 넘게 쌓여온 성향이 그나마 틀어막고 있어 온유하고 부드러운 성격을 내비치지만, 그 속이 워낙 썩어 문들어져있어 간혹 이상 언동을 보일 때가 있다.

  - 모든 사람들을 한때 만나고 사라질 사람들, 그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