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ely.
[덴젤] 10일차, 마법의 약.
Kreisel
2018. 1. 23. 16:50
처음으로 만들어보고자 했던 약은 폴리주스 마법의 약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재료를 다 모았고, 저로 변장할 수 있는 효과는 없는 약이었기 때문에. 그러나 만들고 싶은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냄비와 잘 저을 막대는 마법약 교실에서 가져와야함이 분명했기에 그는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아직까지는 함부로 출입할 수 없던 탓이다.
그는 시선을 도르륵 굴리며 제 앞에서 걸죽하게 끓고 있는 약재들을 들여다보았다. 뜨거운 불 위에 얹힌 쇳덩어리는 지극히 매혹적인 향을 흘리고 있었다. 달큰씁쓸한 내음을 코 끝이 찡해지도록 잔뜩 들이쉬고, 그제야 교수님이 언급했던 코스모스 이파리 네 잎을 갈아넣는다. 20초 정도 늦은 감은 있으나 1분 내외라고 했으니 괜찮을테다. 다음 재료를 넣기 전까지는 4분 30초라는 시간이 있었다.
3학년은 아직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았고, 그는 못내 답답했다. 보충 수업에도 꼬박꼬박 출석하고, 길었던 잠을 한두시간 줄여 책을 펼쳐보는 일을 3년을 하여도, 아직 그의 지식은 얄팍했다. 그의 바람을 위해서는 영 부족한 감이 크다. 그러나 시간은 많다. 그는 조바심을 내면서도 기다릴 준비가 되어 있었다. 째깍, 째깍. 4분 30초 후를 향해 달려가는 시계 초침 소리가 유독 크게만 느껴졌다. 그는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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